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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신문] ‘임신·출산 보편적 상담지원시스템’ 마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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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236회 작성일 23-11-2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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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 보편적 상담지원시스템’ 마련 절실

심리·정서적 지원과 의료·사회 연계 등 상담서비스 긴요한 상황

민간자원 포함 원스톱 상담·지원체계 빠르게 구축할 필요성 대두
익명출산제 우선 도입 우려…보호출산제 법안 악용도 경계해야
기존 패러다임 벗어나 통합 상담시스템 갖춰야 저출산 위기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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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임신출산 보편적 상담지원시스템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토론회 주제발표를
                                        맡은 전민경 변호사(왼쪽)와 유미숙 사단법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외협력국장(오른쪽). 사진 가운데
                                        는 이날 토론회 좌장인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이다. 설동본 기자 

지난 2020년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 임신, 출산, 난임, 위기 임신 등에 대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기관이 이미 오랜 기간 활동해 왔지만, 임신중절을 포함해 임신과 출산 전반을 아우르는 상담을 제공하는 상담체계는 미비한 상황이라고 용역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프랑스, 독일, 영국의 경우 이미 수십년 전부터 임신중지에 필요한 의료비용 전액을 의료보험에서 처리해왔을 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 및 산후조리까지 전과정에 드는 비용을 국가가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임신과 출산을 통해 몸의 중대한 변화, 가족의 전환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다양한 질문과 걱정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현재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통합적 상담시스템은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넘쳐나는 정보의 바다에서 오히려 표류하고 선배 엄마들이나 육아카페에 의존하게 되는 안타까운 실정이 여전히 노정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약물 정보제공, 피임상담, 부부상담 등 세부 분야에 대한 개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따로따로’ 상담이 아닌 통합적인 정보 제공과 상담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임신·출산 보편적 상담지원시스템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의미 있는 세미나가 열렸다. 신현영·오기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사)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한부모가족상담소KUMSN이 주최하고 KDB나눔재단이 후원한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임신·출산 정책에 대한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초저출생 인구 위기에서 탈출할 수 없다”며 “누구나 ‘부모가 될 준비’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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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출산 보편적 상담지원시스템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설동본 기자

독일 ‘신뢰출산제’ 그리고 한국 ‘보호출산제’ 

이날 토론회에서 ‘독일의 임신·출산기 상담지원시스템’을 주제로 발제한 전민경 변호사(사단법인 온율)는 지난 8월 25일 국회 보건복지소위원회에서 ‘위기임신 및 보호출산지원과 아동보호에 관한 특별법안(대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 이 법안이 독일의 신뢰출산제를 모델로 구성했다는 정부 설명에 근거해 독일 상담지원시스템 전반을 설명했다.

전 변호사에 따르면, 독일은 임신·출산기 전반에 걸친 지원에 있어서 ‘가족계획’의 큰 틀에서 제도 설계를 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임신갈등은 비단 임신 ·출산을 원하지 않는 사람뿐만 아니라 아이를 낳고 싶지만 낳지 못하는 사람, 언젠가는 아이를 낳고 싶지만 지금은 여러 사회·경제적 사정에 따라 아동 양육을 포기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이 경험할 수 있다.

때문에 불임, 임신중단, 주거·의복·교육 등 경제적 지원, 피임교육, 신뢰출산까지 임신과 관련된 다양한 측면에서의 심리상담, 휴가·휴직 등 각종 지원이 보편적으로 이루어진 상태에서 특수한 경우인 비밀 출산의 여지를 두고 있다.

전 변호사는 “현재 보호출산제도에 관련한 법안이 발의되고 통과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 사회에 보편적 임신·출산기 상담지원체계가 갖추어져 있는지, 혹은 충분한 재정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서 아동이 원가정에서 충분히 양육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되고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복지부에서 마련한 ‘보호출산제’ 법안 설명자료에 따르면, 상담기관 지정 및 운영과 관련 중앙에는 중앙상담지원기관을, 지자체에는 자격을 갖춘 단체나 기관 중 지역상담기관을 지정 및 운영한다. 상담내용은 직접 양육을 위한 상담과 서비스를 우선 연계한다. 직접 양육 상담내용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한부모가족지원법, 모자보건법 등 사회보장급여 및 서비스 내용을 안내한다. 그럼에도 보호출산을 원하는 경우 보호출산 상담을 진행하고, 산전 및 산후 보호의 방법으로 한부모가족복지시설 및 사회복지시설 입소 지원 등을 규정한다고 돼 있다.

상담기관 지정에 대해 전 변호사는 “해당 지역상담기관이 비단 위기임산부 상담이 아닌 ‘보편적 임신출산기 상담지원’기관으로서의 역할로 생애주기 전반 임신으로부터 삶 계획 설계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모든 여성과 모든 남성을 포괄하는 상담의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보편적 상담체계가 구축된 이후에 보호출산 의사를 표현할 경우 추가적으로 보호출산의 절차 등에 관한 2차 상담이 들어가는 형태로 구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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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출산 보편적 상담지원시스템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설동본 기자

민간자원 포함 원스톱 상담과 지원체계 절실

이어 ‘임신·출산·양육에 대한 민간자원을 포함한 원스톱 상담 및 지원체계 마련 필요성’에 관한 주제로 발제에 나선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외협력국장은 현행 복지체계에서 보완할 점을 조목조목 설명해 주목을 받았다.

유 국장에 따르면, 당국자가 현행 복지체계를 수요자에 맞춰 안내해 줄 수 있어야 하지만, ‘긴급복지지원법’ 2조의 8호를 적용하지 않아 거절 사례가 다수 발생한다. 따라서 주민센터 통합복지 담당공무원이 조례를 숙지하도록 하고, 긴급복지지원법 본문에 ‘임신·출산·양육 등으로 생계가 어려운 경우’를 삽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국장은 또 “자택 출산으로 인한 출생신고나 출생신고 전 미혼부로서 양육의 어려움이 있다면 사회복지전산관리번호를 신속하게 부여해 지원 공백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기초생활수급 대상자가 되기 전이라도 30세 미만 청소년·청년이 임신 상태일 때는 주거급여지원과 임신부터 출산과 양육에 대한 민간자원을 포함한 원스톱 상담 및 지원체계 필요성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국장은 인지하기 쉬운 상담 전화번호를 개설하고 홍보할 필요성과 함께 △

임신 초~중기 대상자 지원 △긴급상황시 입주 가능한 순환형 긴급주택 도입 △아기 첫걸음 건강서비스 △임신기 기초생활 보장 △긴급복지지원시 태아 가구원수 포함 보장 등을 제안했다.

‘양성평등’ 포괄적·의무적 지원 필요

임신·출산 문제는 과거 가족의 문제 또는 개인의 문제로 여겨져, 국가적·사회적 지원이 체계적으로 발달되지 못했다. 가족 형태의 변화, 국가 정책 분야의 확대 등 사회가 변화됨에 따라 점차 개인의 임신·출산 문제가 국가적·사회적 문제로서 조명되었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수요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관계 전문가들도 이러한 의견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김진 변호사(사단법인 두루)는 정부의 출생통보제 도입 이후 출생 등록 여성이 병원 출산을 기피하고 아동을 유기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는 편견에 기반, 산모가 신원을 밝히지 않고 의료기관에서 출산할 수 있도록 하는 ‘익명출산제’ 도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김 변호사는 “현재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보호출산에 관한 특별법안’ 등은 ‘보호출산’을 원하는 여성에게만 한정하고 있다”며 “상담 및 산전·산후 보호시설에서의 보호를 제공하고 이후 익명출생신고를 지원한다고 규정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육을 선택하고자 하는 여성은 법안의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고 봤다.

경제적⋅사회적으로 곤경에 처한 임산부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보호출산을 원하는 산모에 한정해 제공되는 지원은 위기에 처한 여성의 선택을 제한하고 익명출산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편적 임신·출산 상담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사회적 돌봄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형숙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는 “사회적 돌봄과 ‘사회적 부모’는 ‘시설’이 돌봄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약자들이 서로 연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돌볼 수 있는 개인이 되는 것, 누군가를 돌볼 수 있는 주체로 성장시키고 더 나아가 가족을 책임질 수 있는 개인이 국가의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80여 년 전에 만들어진 모자복지시설을 유지하고 생모와 분리되어야만 ‘입양’을 갈 수 있었던 과거처럼, 보호출산제로 분리되어야만 사회복지체계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최 대표는 또 “2024년 7월 보호출산제가 실행된다면 임신 중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 및 안전한 임신 중지에 대한 의료비 지원과 함께 보편적 상담이 필요하다”며 보편적 임신·출산 상담이 임신 초기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 회장은 보편적 임신·출산 상담이 출산의 직접적인 대상인 여성 위주로 되어 있다는 문제점에 비중을 맞췄다. 출산 휴가나 육아 휴직이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하여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포괄적인 교육과 정보에 대해서도 남성이 의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임신과 관련한 갈등 상황에 놓인 당사자의 낙태·비밀 출산을 결정할 경우, 출산 후 미혼모(부)의 자녀 양육에서 생물학적 부모인 남성(여성)의 의무적인 부모 역할 수행(부모 교육 및 양육비 지원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보편적 임신·출산 상담체계는 임신·출산에 대한 계획 등에서 오는 불안함과 고민, 갈등에 대한 상담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상담이 필요한 내담자는 스스로 고민의 주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임신과 출산 후와 관련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받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고 추가적인 방법에 대한 상담과 더불어 임신의 진행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방안을 다룰 수 있는 상담이 함께 이뤄질 수 있는 원스톱 일원화 상담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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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날 열린 ‘임신출산 보편적 상담지원시스템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는 시민과 관련
                                        기관, 시민사회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설동본 기자
 
‘간호사 가족방문 프로그램’ 전국 확대 

‘출산의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부정적 기류도 있다. 요즘 같은 SNS시대에 비밀을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다정 간호사(프로젝트팀 사회적부모)는 “출산력을 평생 숨긴다는 것은 큰 위험부담이 있고 양육 의지가 없으면서 왜 출산을 하는지 의문”이라며 “혼인 외 출생은 출생신고를 도와주면 많은 부분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아동을 유기할 정도로 희생적이지 않고, 어쩌면 이기적인 엄마가 미스테리한 비밀 유지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용기 있게 병원 밖 출산을 한다는 것이 심리적 일관성이 있느냐”며 “병원 밖 출산 용기가 있는데, 그러한 용기라면 아이와 세상에 충분히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측 관계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최영준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장과 김성곤 여성가족부 가족지원과 서기관이 참여했다. 특히 최 과장은 현재 통칭 ‘간호사 가족방문 프로그램’이 국정과제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 과장은 “간호사 가족방문 프로그램은 유럽이나 북아메리카에서 이미 검증된 사업”이라며 “만족도가 높고 엄마와 아이의 정서·심리·신체적 발달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임신·출산 관련 우울증 상담센터를 통해서 상담하고 있고,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오영나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는 “오늘 토론회를 시작으로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임신출산양육에 대한 체계를 거듭 살펴야 한다”며 “소외되는 아동과 여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보편적 상담지원체계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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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출산 보편적 상담지원시스템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 참석자들이 전체 일정을 마치고 
                                       함께 했다. 설동본 기자

보호출산제 ‘악용’ 경계해야

한편 지난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2021년부터 임신중절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가 사라졌고, 국회에서는 대체입법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입법적 합의가 도출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임신기 여성 개개인에 대해 임신중절을 포함해 임신과 출산에 관한 심리·정서적 지원을 제공하고, 의료·사회서비스 연계 등을 제공해 줄 상담 서비스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더 긴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한 ‘보호출산제’가 법안의 한계가 있는 만큼 악용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제도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 특히 보호출산에 앞서 받는 위기 임신 상담이 내실있게 이뤄지도록 하면서 보편적 상담지원시스템 확대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설동본 기자
출처: 시민사회신문 / 202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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